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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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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해 - 빨간 구두 아가씨 남일해씨는 남진, 나훈아의 쌍두마차 시기 이전인 1960년 전후에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정상의 가수였죠. 그는 1938년 경북 대구 태생으로, 1957년 대건고등학교 졸업반 때 대구 대도극장에서 열린 오리엔트 레코드사 주최 '전국 콩쿨대회'에서 특상(대상)을 받아 가수가 되었습니다. 이 콩쿠르의 심사위원이었던 작곡가 나화랑씨에게 발탁되어 1958년 킹스타레코드사에서 '비 내리는 부두'로 데뷔했습니다. 이어서 내놓은 '찾아온 산장'이 히트하면서 그는 일약 톱 가수가 되어 최희준, 박재란, 이미자, 현미, 한명숙 등과 더불어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빨간 구두 아가씨'는 그의 전성기 때 발표된 곡으로 하중희씨가 작사하고, 김인배씨가 작곡했습니다. 정열의 빨강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여성을 소재로 만들어진 ..
남상규 - 추풍령 제15회 베를린 영화제, 제9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출품작인 영화 ≪추풍령≫은 1965년 시나리오 작가였던 전범성씨의 감독 데뷔작품입니다. 주인공 박춘보(최남현 분)는 추풍령 토박이로, 3대째 내려오는 철도국 선로수입니다. 아들에게만은 이 직업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대학까지 진학시킵니다. 선로수의 박봉으로 쪼들리면서도 대학 학비를 대고, 아들은 아버지의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학업에 매진합니다. 이들 부자(父子)의 노력으로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철도국 간부로 임명됩니다. 이는 개인의 영광이 아닐, 추풍령 선로반 전체의 영광이었죠. 배우 최남현씨가 제5회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전범성씨가 제9회 부일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추풍령은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 지점에 있..
Niacin - You Keep Me Hanging On 빌리 시언(B), 존 노벨로(O), 데니스 챔버스(D)의 놀이 한마당! 재즈-락 수퍼 밴드 'Niacin'(나이아신)은 1980~1990년대에 인기를 얻었던 팝 메틀 밴드 '미스터 빅' 출신의 베이시스트 빌리 시언과 세션 맨이자 1990년대 재기한 '존 맥러플린'의 백 밴드 출신인 드러머 데니스 체임버, 그리고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와 함께 연주 활동을 했던 건반주자 존 노벨로가 의기투합하여 결성한 재즈-락 트리오입니다. 이들은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 웨더 리포트, 리턴 투 포에버와 같은 1970년대를 수놓았던 재즈-락 사운드의 비등점을 1990년대에 재현시키며, 댄스 일색의 에이시드 재즈계에 하드락과 프로그레시브 락의 강렬함이 포진된 사운드로 강한 일침을 가합니다. 이미 락 음악계에서 베이스 비르..
채수영 - Sensitive Kind 우리나라에 블루스 음악이 알려지던 초창기에는 블루스 음악에 대한 인식이 룸살롱에서 듣는 천박한 음악이란 이미지가 아마도 짙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 가요계의 불모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되겠죠. 여중 때부터 락 음악에 빠졌다가 대학 다니면서 블루스 음악을 알게 되어 거의 미친 듯이 들었는데, 그때 동무들이나 가족들, 주변 지인들이 모두 왜 그런 이상한 음악을 듣냐며 구박을 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젠 다들 아시다시피 블루스 음악은 19세기 미국 흑인들에게서 시작하여 재즈나 R&B, 락 등 현존하는 모든 대중음악의 뿌리가 된 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나라에서 블루스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 하면 언뜻 김목경씨와 윤명운, E-Day, 이정선, 엄인호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권미희 - 빈한시(貧寒時) 퓨전 국악 가수 권미희씨는 1985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예술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했습니다. 아홉 살 때부터 민요를 부르기 시작하여 타고난 소질을 보였지만 가난한 집안 환경으로 인해 한때 소리를 접었다가 스물둘 늦은 나이에 다시 소리를 시작하여 국악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소리꾼입니다. 김추자 명창에게 판소리와 남도민요를 사사(師事) 받아 중요 무형문화재 제23호인 가야금산조와 병창 전수자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크로스오버 국악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닦아왔는데, '너의 목소리가 보여', '보이스 코리아'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여 뛰어난 가창력으로 화제를 모았죠. 2010년 한시(漢詩) 앨범 ≪빈한시(貧寒時)≫로 데뷔를 했는데, 이 곡 '빈한시'는 흥선대원군이 지은 시(詩..
이영선 - 강변 옛 절에 영화평론가 김종원씨가 1954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영남예술제'에 참여하기 위해 경남 진주 호국사에서 며칠 지낼 때 주변 풍광을 보며 느낀 감정과 이미지를 시상(詩想)으로 삼아 '오래된 절'이라는 뜻의 '고사'(古寺)라는 제목으로 쓴 시(詩)로, 정규남, 유경환과 함께 낸 3인 시집(詩集) 『생명의 장』에 실려 있다고 합니다. ▸ 고사(古寺) - 황혼이 덮일 때까지 동승(童僧)은 법당의 산수화를 지키고 있었다. 눈이 오는가 낙엽의 소리 강변 옛 절에 하늘이 멀어 풀잎에 휘감기는 이슬 부처님의 품 안에 산쥐가 전설을 엮는 이끼 푸른 기와 삼간(三間) 삼경이 들어 염불 소리 가늘은데 누가 오는가 낙엽의 소리 ※ 훗날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자인 김현성씨가 결혼할 때 김종원씨에게 주례를 부탁하여 맡아준 적..
이광수와 레드썬 - 가을 소나기 국내에서 국악 CD 음반이 처음 발매된 것이 불과 1987년이었다고 하네요. 너무 오래되지 않아서 사실은 많이 놀랐답니다. 물론 정악(正樂)이야 저도 느낌이 거의 오지 않고 해석도 어려워서 1년에 서너 번밖에 듣지 못하지만 어려서부터 들어온 생활 국악이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 싶거든요. 1997년 당시까지 개인이나 단체가 비매품으로 제작한 사가반과 외국에서 발매된 해외반을 포함해도 약 960여 매의 CD 음반이 출반되었다고 하네요. 1994년 국악의 해에 이어서 1967년까지 매년 꾸준히 발매된 것이 170여 반 이상 뿐이라니… 또한 경제가 조금 어려워지면 대기업인 SKC와 LG미디어, 신나라 등에서도 국악 음반 발매를 중지한다고 하니 다른 음반 회사야 말할 것도 없다 싶네요. 상쇠 이광수씨와 무..
에드훠-1964[에드훠의 첫 앨범] '에드훠'(Add4)는 신중현씨가 가장 먼저 결성했던 락 그룹입니다. 이 앨범은 에드훠의 첫 음반이자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으로, 대중음악사적으로 무척 중요한 앨범이지만 1964년 발표 당시엔 인기가 없어서 사장(死藏)되어 버렸다고 하네요. 신중씨가 1968년 참여한 펄시스터즈 데뷔앨범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신중현씨는 1963년경 미8군 무대에서 쓰던 애칭 '히키-申'이라는 이름으로 데뷔 연주앨범을 발표했죠. 이후 본격적인 그룹사운드를 구사하고자 '에드훠'라는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영국 4인조 비틀즈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국적인 락 음악을 시도한 거죠. 밴드 이름을 '에드훠' (현재 정확한 표기는 '애드포'임)로 삼고, 4인조 라인-업과 의상 컨셉까지 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