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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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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김동수 - 감기 걸린 날
[동화] 버려진 개들 '동화'란 것이 분명히 아이 '동'(童) 자를 써서 아이들이 보는 것인데, 살아오면서 가끔 동화나 동시가 아동작가가 아닌 어느 훌륭한 화가나 작가의 그림이나 글보다도 더 우리들의 심금을 울릴 때가 있습니다. 아마 내 연배 동무들은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나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비교적 최근 작품들이라면 '연어'나 '100만 번 산 고양이'가 있겠고, 가장 최근의 작품으로는 '마음을 훔쳐 간 도둑',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괜찮아, 아빠도 쉽진 않더라', '긴긴밤' 등이 있겠네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여러 부분에서 많은 유익함을 얻지만 특히 동화와 동시, 동요를 읽고 들으면서 많은 힘을 얻게 됩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
정약용 - 하피첩(霞帔帖) 余在耽津謫中 病妻寄敝裙五幅 蓋其嫁時之纁袡 紅已浣而黃亦淡 政中書本 遂剪裁爲小帖 隨手作成語, 以遺二子 庶幾異日覽書興懷, 挹二親之芳澤, 不能不油然感發也 名之曰霞帔帖, 是乃紅裙之轉讔也 내가 탐진(耽津)에 유배 중인데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쳤다. 시집올 때 입었던 훈염(纁袡)이다. 홍색은 바래고 황색도 옅어져서 서첩으로 만들기에 꼭 맞다. 이에 재단하여 작은 첩을 만들어 경계하는 말을 붓 가는 대로 써서 두 아들에게 물려준다. 앞날에 이 글을 보고 감회가 일어 부모의 향기로운 은택을 접하면 무럭무럭 감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름을 『하피첩』(霞帔帖)이라고 한 것은 '붉은 치마'라는 말을 숨기고 바꾼 것이다. ※ '하피'(霞帔)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비(妃)나 빈(嬪)들이 입던 옷을 말한..
이병창 - 애국주의 코스프레 (2015년 작성) ▸ 애국주의가 의무인가? 수년 전부터(내 기억으로 아마 유시민의 '애국가 제창론'에서부터) 애국가 타령, 국기 타령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더니, 급기야 어느 통신사에서는 애국가 조례를 한다고 한다. 영화 《국제시장》에 감명받아서인가 아니면 박정희 독재시대의 애국주의의 향수를 즐기려 하는 것인가? 이때다 해서 애국주의의 코스프레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심지어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조차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격 자세를 취한다. 박정희 시대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비국민으로 취급되었다. 아마도 머지않아 애국주의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비도덕적이거나 심지어 반국가, 반체제주의자들로 낙인찍힐 모양이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과연 애국주..
이병창 - 애국주의 코스프레 ▸ 애국주의가 의무인가? 수년 전부터(내 기억으로 아마 유시민의 '애국가제창론'에서부터) 애국가타령, 국기타령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더니 급기야 어느 통신사에서는 애국가조례를 한다고 한다. 영화 《국제시장》에 감명 받아서인가 아니면 박정희 독재시대의 애국주의의 향수를 즐기려 하는 것인가? 이때다 해서 애국주의의 코스프레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심지어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조차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격 자세를 취한다. 박정희 시대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비국민으로 취급되었다. 아마도 머지않아 애국주의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비도덕적이거나 심지어 반국가, 반체제주의자들로 낙인찍힐 모양이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과연 애국주의가 시..
김사인 - 조용한 일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 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Michael Hoppe - The Unforgetting Heart
김기림 - 겨울의 노래 망토처럼 추근추근한 습지기로니 왜 이다지야 태양이 그리울까 의사는 처방을 단념하고 돌아갔다지요 아니요 나는 인생이 더 노엽지 않습니다 여행도 했습니다 몇 낱 서투른 러브씬- 무척 우습습니다 인조견을 두르고 환(還) 고향하는 어사도(御史道)님도 있습디다 저마다 훈장처럼 오만합니다 사뭇 키가 큽니다 남들은 참말로 노래를 부를 줄 아나배 갈바람 속에 우두커니 섰는 벌거벗은 허수아비들 어느 철없는 가마귀가 무서워할까요 저런 연빛 하늘에도 별이 뜰 리 있나 장미가 피지 않는 하늘에 별이 살 리 있나 바람이 떼를 지어 강가에서 우짖는 밤은 절망이 혼자 밤새도록 내 친한 벗이었습니다 마지막 별이 흘러가도 아무도 소름치지 않습니다 집마다 새벽을 믿지 않는 완고한 창들이 잠겨 있습니다 육천 년 메마른 사상의 사막에서는 ..
김동환 - 강이 풀리면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며는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 Michael Hoppe - Moon Ghost 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