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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우리가요

채수영 - Sensitive Kind

 

 

 

 

 

 

 

 

 

 

 

 

 

우리나라에 블루스 음악이

알려지던 초창기에는

블루스 음악에 대한 인식이

룸살롱에서 듣는

천박한 음악이란 이미지가

아마도 짙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 가요계의

불모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되겠죠.

 

 

여중 때부터 락 음악에 빠졌다가

대학 다니면서

블루스 음악을 알게 되어

거의 미친 듯이 들었는데,

그때 동무들이나 가족들,

주변 지인들이 모두

왜 그런 이상한 음악을 듣냐며

구박을 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젠 다들 아시다시피

블루스 음악은

19세기 미국 흑인들에게서 시작하여

재즈나 R&B, 락 등

현존하는 모든 대중음악의 뿌리가 된

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나라에서 블루스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 하면 언뜻

김목경씨와 윤명운, E-Day, 이정선,

엄인호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채수영씨가

일인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블루스 음악의 참맛을

알리고 했던 것과

블루스 뮤지션들에게는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라이브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1995년 국내 유일의

블루스 전문 라이브 클럽인

'저스트 블루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죠.

 

 

저도 처음에 오해했듯이, 블루스는

세 개의 코드로 진행되기 땜에

자칫 그 노래가 그 노래 같고

또한 장조와 단조가

절묘하게 섞여 있어서

특색을 알아차리기가 힘든데,

일단 맛이랄까(?)

블루스의 참맛을 알게 되면

헤어나지를 못하는 게

블루스인 것 같습니다.

 

'블루노트'라 불리는 블루스 기본음계는

장조면서도 단조처럼 들립니다.

7음계에서 3음과 7음을

반음씩 내려쓰기 때문이죠.

여기에 '레미솔라도' 5음만 쓰는

'펜타토닉' 스케일이 결합되면서

장조적인 느낌도 나는 겁니다.

 

블루스는 테크닉보다 '필'이 중요하다는 것이

뮤지션들의 말인데,

블루스가 흑인노예들의 노동요에서 기원한

'흑인 아리랑'임을 상기하면 이해하기 쉽겠죠.

 

 

채수영씨는 1970년대 미8군에서

연주를 시작했으니까

2014년 돌아가실 때까지

연주경력이 40년이 넘죠.

 

눈을 감고 기타연주만 들으면

유수의 외국 뮤지션들의 연주와

그 구분이 무척 어려울 만큼

블루스 음악 본토의 감성을 구사했던

훌륭한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목경씨나 이정선, 엄인호씨가

비교적 한국적 색채의 블루스를 들려줬다면

채수영씨는 본토 블루스에 가까운 색채의

연주를 들려주면서

주변 블루스 뮤지션들에게

크나큰 자극을 주었다고 합니다.

 

 

1993년도였던가?

천리안에서 야후로 옮겨

CJ로 음악방송을 하다가

우리나라 블루스 음악을

선곡하던 중

처음으로

채수영씨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듣게 된 곡이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Whipping Post'였는데,

내가 듣기엔 원곡보다 훨씬 더

멋드러진 연주에

'대체 채수영씨가 누구지?

한국 사람인가?' 했죠. ㅎ

 

 

2001년 1집이자 유작 앨범이 된

≪내가 사른 세상≫을 발매하고,

계속 클럽을 운영하며

연주활동을 하시다가

2014년에 타계하셨습니다.

 

2019년인가(?) 유작 앨범을

LP반으로 500장,

넘버링 한정반으로 발매했는데,

느려터져서 구하지 못했다는... ㅠㅠ

들어보니, 디자인도 LP 퀄리티도

무척 만족스럽게 잘 나왔다 하네요.

 

 

그래도 저 같은 문외한이야

그리 예민하지 않아서

mp3 파일로도

채수영씨의 디테일한 연주와

보이스 톤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의 음악의 색과 향을

더 명확하게 알게 됐는데,

정신이 아름다운 그를 좋아합니다.

 

"힘든 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또 즐거운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더해 주는 것이

바로 음악입니다.

그런 점에서 음악은 결국

영혼이자 정신이죠."

 

 

채수영씨는 떠나셨지만

그가 음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아름다운 세상이

널리 알려지고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공유하는 곡은

채수영씨 노래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J.J. Cale의 명곡 'Sensitive Kind'입니다.

 

 

 

 

 

♬  채수영  -  Sensitive 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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