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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우리가요

에드훠-1964[에드훠의 첫 앨범]

 

 

 

 

'에드훠'(Add4)는

신중현씨가 가장 먼저 결성했던

락 그룹입니다.

 

 

이 앨범은 에드훠의 첫 음반이자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으로,

대중음악사적으로 무척 중요한 앨범이지만

1964년 발표 당시엔 인기가 없어서

사장(死藏)되어 버렸다고 하네요.

 

신중씨가 1968년 참여한

펄시스터즈 데뷔앨범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신중현씨는 1963년경

미8군 무대에서 쓰던 애칭

'히키-申'이라는 이름으로

데뷔 연주앨범을 발표했죠.

 

이후 본격적인 그룹사운드를 구사하고자

'에드훠'라는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영국 4인조 비틀즈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국적인 락 음악을 시도한 거죠.

 

밴드 이름을 '에드훠'

(현재 정확한 표기는 '애드포'임)로 삼고,

4인조 라인-업과 의상 컨셉까지

벤치마킹한 것은

비틀즈의 라인-업과 초기 밴드명인

'Fad4'에서 착안한 듯합니다.

 

이들은 앨범을 내려고 밤에는

동두천 미군 7사단 클럽에 출연해

생활비를 벌었고,

낮에는 연습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앨범을 제작할 음반사는 정했지만

녹음은 미뤄졌고,

자주 교체되는 멤버의

라인-업 구성도 문제였지만

취입할 곡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앨범이 팔리지 않아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는 시대지만

당시는 싱글 음반 발매 없이

무조건 열 곡이 넘는 앨범으로

음반을 만드는 시스템이었죠.

 

결국 신중현씨는 앨범에 수록할

곡 창작과 연습을 위해

2년을 보내야 했다지요.

 

 

1964년 최종적으로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 ≪에드훠의 첫 앨범≫에

참여한 공식 멤버는

신중현(G), 서정길(LV), 권순근(D),

한영현(B)의 4인조 라인-업이었습니다.

 

 

녹음은 일반 가정집을 녹음실로 사용한

장충 녹음실의 카펫 깔린 응접실에서

단 하루 만에 끝났다고 합니다.

 

멤버들은 정식 장비가 아닌,

미군 휴대용 릴 테이프 녹음기에

길게 연결한 단 한 개의 마이크 주변에 모여

동시녹음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연주나 노래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녹음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네요.

 

오랜 시간 앨범 녹음을 위해

준비해온 이들의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동두천에서 맹연습해온 멤버들은

아침부터 시작된 열네 곡의 녹음 작업을

단 한 번에 끝낸 것으로 전해지는데,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은

이처럼 척박한 토양에서 탄생되었습니다.

 

 

▸ 시대를 너무 앞서간 음악

 

1964년 12월,

오랜 산고(産苦) 끝에 탄생된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에

주목한 대중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트로트가 대부분인 시절이라

≪비속의 女人≫이 처음 나왔을 때

아무 반응이 없었다."라는

신중현씨의 증언처럼 발표 당시

이 음반은 전혀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리드 보컬 서정길을 비롯해

멤버들이 코러스에 참여한 이 앨범은

우리가 아는 히트곡의

오리지널 버전을 싣고 있습니다.

 

20대 청년 신중현이 신나게 부르는

'커피 한 잔'의 오리지널 곡인

'내 속을 태우는구려'와

한국적 이미지가 선명한

'소야 어서가자'는 흥미로운 곡입니다.

 

후에 신중현 밴드 '퀘션스'의

객원 보컬이 된 임성훈이 히트시킨

'명동거리'의 원곡

'나도 같이 걷고 싶네'도

진귀한 곡입니다.

 

'봄이 오면', '안녕하세요'로

1970년대를 풍미한 장미화는

앨범의 객원 보컬로

'천사도 사랑을 할까요',

'굳나잍 등불을 끕시다'

두 곡을 취입하며 데뷔했습니다.

 

신중현 사단의 첫 여가수가

펄시스터즈나 김추자가 아닌

1964년 KBS

아마추어 톱싱어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장미화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 시대마다 재조명되면서 계속 재발매된 앨범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앨범이 나온 1964년은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해입니다.

 

국내 최초의 밴드 앨범인

키보이스의 ≪그녀 입술은 달콤해≫,

국내 최초의 포크 컨트리 앨범이자

서수남과 하청일이 참여한

남성 사중창단 '아리랑브라더스'의

≪우리 애인 미쓰 얌체≫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락과

포크 음악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로 대변되는

트로트의 아성을 깨기엔

락 음악은 아직 낯선 장르였습니다.

이후 1968년 펄시스터즈가 리메이크한

'커피 한 잔'에 와서야

신중현의 창작곡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었죠.

 

1960년대 후반 재킷을 바꿔

무수하게 재발매된

음반들이 그 증거입니다.

 

 

LKL레코드에서 나온 초반은

멤버들의 KBS TV 출연 사진이

재킷에 담겨 있습니다.

수록된 음원은 동일하지만

신진레코드에서 제작한

리드 보컬 서정길의 독집으로 장식한

여러 가지 재킷이 나오기도 했고,

또 초반에 수록되지 않은 노래를

몇 곡 넣고 흰 바탕에 멤버들의

흑백 사진으로 장식해 재발매한

≪신중현의 첫 작곡 앨범≫까지 있었죠.

 

앨범 재킷을 보면

'내 속을 태우는구려'로 발표된 곡명이

펄시스터즈의 취입 전에 이미

'커피 한 잔'으로

수정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신중현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이 앨범은 2006년

신중현의 데뷔앨범과 묶어

300장 한정 박스 세트로,

2007년 CD로,

2011년

≪신중현 마스터피스 골드시리즈≫

CD로 재발매되었습니다.

 

또한 수록곡 '비속의 女人'은

펄시스터즈, 김추자, 조영남, 장현,

일본 혼성 트리오 하파니스,

김건모, 서울패밀리, 김목경, 박강성,

태진아, 소명, 김연숙, 까치와 엄지,

강촌사람들, 백미현 등

숱한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한국 락의 명곡이 되었습니다.

 

 

 

 

 

♬  에드훠-1964[에드훠의 첫 앨범]  A면

 

01. 비속의 女人 (서정길)

02. 우체통

03. 상처 입은 사랑 (서정길)

04. 소야 어서가자 (신중현)

05. 늦으면 큰일나요 (서정길)

06. 천사도 사랑을 할까요 (장미화)

07. 그리운 그님아

 

 

 

 

♬  에드훠-1964[에드훠의 첫 앨범]  B면

 

01. 내 속을 태우는구려 (서정길)

02. 나도 같이 걷고 싶네 (신중현)

03. 고향길 (서정길)

04. 그대와 둘이 앉으면 (서정길)

05. 쓸쓸한 토요일밤 (서정길)

06. 바닷가

07. 굳나잍 등불을 끕니다 (장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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