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이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까지 정부의 무능함에 실망감을 넘어 피로감마저 든다는 이가 많다. 메르스에 대한 대책이나 사실 확인작업이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며 국민 불안이 현실화됐다.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등 메르스 공포가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모습이다.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다, 생각이나 정신이 있다 없다 하다, 비나 눈이 내렸다 그쳤다 하다,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다 등의 의미로 '왔다리 갔다리 하다'를 쓰는 경우가 있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사실 확인작업이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처럼 사용해선 안 된다.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를 '왔다 갔다 하면서'로 바루어야 한다.
'왔다리 갔다리 하다'는 우리말과 일본어가 결합한 국적 불명의 표현이다. 동사 '오다'와 '가다'의 과거형인 '왔다'와 '갔다' 뒤에 일본어의 접속조사인 'たり'(다리)가 붙은 형태다. 일본에서 이 접속조사는 잇따라 일어나는 비슷한 종류의 동작을 나열할 때 쓰이는데 이를 우리말 동사와 기형적으로 조합한 것이다.
올바른 우리말 표현은 '왔다 갔다 하다'이다. '왔-'과 '갔-' 뒤에 붙은 '-다'는 '-다가'의 준말이다. "날씨가 덥다 춥다 하는 게 감기에 안 걸리도록 신경 써야겠어요." "부모님의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일어났다 앉았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와 같이 '-다(가) -다(가)' 구성으로 쓰여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이 번갈아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보건복지부는 격리 중인 의심 환자에 대한 조기 격리 해제 방안을 고려했다가 감염자가 늘자 일주일간 지켜보기로 입장을 바꾸는 등 왔다리 갔다리 하는 행보를 이어가 국민 신뢰를 잃었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은 일본식 표현이다. '왔다 갔다 하는'으로 고쳐야 우리말 어법에 맞다. '왔다 갔다 하다' 대신 '오락가락하다', '우왕좌왕하다', '갈팡질팡하다' 등의 말을 문맥에 맞게 적절하게 써도 된다.
☀ 저는 지금까지 이 '왔다리 갔다리'가
경상도 사투리인 줄 알았습니다. ㅎ
'왔다 갔다'는 표현이 훨씬 이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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