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 내 아버지는 평양이 고향인 분이십니다. 1·4후퇴 때 남하하셨는데, 그땐 우리 남쪽도 못살 때라 구박과 설움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김일성 종합대학까지 마치셨지만 국제시장에서 구두닦이부터 시작하셔서 하야리야 부대에서 잡심부름도 하셨고 어깨 너머로 영어와 운전을 독학하시다가 돈이 좀 모아지자 무작정 1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오퍼상으로 외국을 다니셨다 합니다. 경남 고성 엄청난 갑부 박씨 집안 무남독녀로 자란 내 어머니는 당시 여성으로서 이름도 갖지 못할 때에 할아버지가 이름도 지어 주시고 양친 딸려서 세 살 때 일본으로 가셨습니다. 여고를 졸업하고 귀국하니 일본에선 '조센징', 조국에서 '쪽바리'라며 엄청나게 왕따 당하며 사셨다 합니다. 해가 지면 북녘땅 바라보시며 그렇게 서럽게 우시던 아버지와 일본에서 조국.. 어둠 속에서 -조지훈 어두운 세상에 부질없는 이름이 반딧불같이 반짝이는 게 싫다 불을 켜야 한다. 내가 숨어서 살기 위해서라도 불은 켜져야 한다 찬란한 빛 속에 자취도 없이 사라질 수는 없느냐 아니면 빛이 묻은 칼로라도 나를 짓이겨다오 불을 켜도 도무지 밝지를 않다 안개가 자욱한 탓인지…… 화투불을 놓아도 횃불을 들어도 먼 곳에서는 한점 호롱불이다 저마다 가슴이 터져 목숨을 태우고 있건만 종소리처럼 울려 갈 수 없는 빛이 서럽구나 닭이 울면 새벽이 온다는데 무슨 놈의 닭은 초저녁부터 울어도 밤은 길기만 하고ㅡ 천지(天地)가 무너질 듯 소름끼치는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어둠의 거리를 개도 짖지 않는다 명백(明白)한 일이 하나도 없으면 땅이 도는 게 아니라 하늘이 도는 게지 죽어 버리고 싶은 마음을 달래어 죽기 싫은 마음이 미칠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