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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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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형부, 언니와 함께 40분 정도 걷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생각보다 바람이 많고 또 바람이 엄청 차가웠습니다. 길을 걷다가 한식당과 카페 두 곳을 눈 여겨 보았습니다. 다음에 가보자며… ㅎ 'Sanare'는 예전에 막 귀향한 뒤에 그림을 다시 배울까 하고 문의했던 아뜨리에였는데, 조그마하게 '카페'란 글자가 보이네요. '산아래'였던 기억이 있는데… 언니가 말해서 보니 정말 좋은 말이네요… 'You are what you think' '건강한 상'은 얼핏 병원 비스무리하게 생겼… ㅎ '농가의 하루'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곳이죠. 토마토새우 파스타밖에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방학이고 언니도 한국에 있으니 잘 봐뒀다가 가서 먹어 보기로… ㅎ 겨울방학 마치고 개학했을 때 방학 중 나태하게 지냈던 티를 내..
Shang Wenjie - Á La Claire Fontaine 이 곡은 존 커랜이 감독하고 나오미 왓츠와 에드워드 노튼, 그리고 리브 슈라이버가 출연한 영화 ≪페인티드 베일≫(2006) 삽입 음악입니다. 1987년 루이 말 감독의 ≪Au Revoir Les Enfants≫ (굿바이 칠드런)에도 삽입되었는데 그건 기억이 가물하네요. OST 앨범이 여러 버전으로 출시됐는진 모르겠으나 내가 구매한 앨범엔 없고, 누가 불렀는지도 몰랐습니다. 한참 뒤에야 샹원지에(Shang Wenjie)라는 중국 가수가 불렀고, 그녀가 중국 '수퍼 걸' 챔피언이자 상하이 푸단대 불문학과 출신의 재원이며 차세대 스타란 걸 알았네요. 죽은 남편 월터를 묻은 뒤 키티가 귀향할 때까지 화면 뒤로 잔잔히 흐르던 곡인데, 노랫말이 참 예쁩니다. 프랑스 민요라고 하는데, 특히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곽재구 - 사평역(沙平驛)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