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함께 쏟아지는
저 송곳니들의 말을 잘 들어두거라 딸아
언 강 밑을 흐르며
모진 바위 둥글리는 저 물살도
네 가슴 가장 여린 살결에
깊이 옮겨두거라
손발 없는 물고기들이
지느러미 하나로도
어떻게 길을 내는지
딸아 기다림은 이제 행복이 아니니
오지 않는 것은
가서 가져와야 하고
빼앗긴 것들이 제 발로 돌아오는 법이란 없으니
네가 몸소 가지러 갈 때
이 세상에
닿지 않는 곳이란 없으리
- ?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쓰랴? 1989년
'▤ 글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도현 - 겨울 강가에서 (0) | 2021.12.31 |
---|---|
황지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0) | 2021.12.31 |
마종기 - 눈 오는 날의 미사 (0) | 2021.12.25 |
이성부 - 시(詩)에 대하여 (0) | 2021.11.28 |
당세풍(當世風)의 결혼 -마광수 (0) | 2021.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