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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시(詩)

겨울 강가에서 - 김경미

 

 

 

 

 

 

 

 

 

 

 

눈과 함께 쏟아지는

저 송곳니들의 말을 잘 들어두거라 딸아

언 강 밑을 흐르며

모진 바위 둥글리는 저 물살도

네 가슴 가장 여린 살결에

깊이 옮겨두거라

손발 없는 물고기들이

지느러미 하나로도

어떻게 길을 내는지

딸아 기다림은 이제 행복이 아니니

오지 않는 것은

가서 가져와야 하고

빼앗긴 것들이 제 발로 돌아오는 법이란 없으니

네가 몸소 가지러 갈 때

이 세상에

닿지 않는 곳이란 없으리

 

 

- ?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쓰랴? 198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