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의 달 -고혁 는개 철철 내리는 밤 한강 다리 악을 쓰는 자동차 행렬에 쫓기듯 웅크린 채 떠밀려 가는 사내 용산역 대합실도 지나버렸고, 이제 갈 곳이 없다. 텅 빈 뱃속 어지러운 머리 어디 잠재 울 구석이 없다. 한 많은 청춘 더럽게 날렸다 좋다고 서울 와서 있는 힘 없는 자랑 죄다 빼앗기고 땀내 나는 그림자마저 전깃불 빛에 먹혔다 간다, 누더기뿐인 몸뚱이 하나 갈가리 찢긴 가슴을 안고 아무 소리 않고 다리 위를 간다 비칠비칠 뻘건 살덩어리 간다 사내야, 앞도 안 보고 가는 사내야 내일 또 다시 이 길로 돌아올 거냐 네 뒤에 부끄러이 가는 나는 함부로 말 붙일 수도 없다 다리 아래, 함께 건너는 이 다리 아래 시꺼먼 물 도도히 떠내려가고 물귀신 떼처럼 서울이 비쳐 보인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