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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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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虛無)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靈魂)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겨울바다』 1967 상아출판사 ♬ 사랑과 평화 - 겨울 바다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유치환 고독은 욕되지 않으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겨울의 숲으로 오니 그렇게 요조(窈窕)ㅎ던 빛깔도 설레이던 몸짓들도 깡그리 거두어 간 기술사(奇術師)의 모자 앙상한 공허만이 먼 한천(寒天) 끝까지 잇닿아 있어 차라리 마음 고독한 자의 거닐기에 좋아라 진실로 참되고 옳음이 죽어지고 숨어야 하는 이 계절에 나의 뜨거운 노래는 여기 언 땅에 깊이 묻으리 아아, 나의 이름은 나의 노래 목숨보다 귀하고 높은 것 마침 비굴한 목숨은 눈을 에이고, 땅바닥 옥에 무쇠 연자를 돌릴지라도 나의 노래는 비도(非道)를 치레하기에 앗기지는 않으리라 들어 보라 이 거짓의 거리에서 숨결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여기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